[Weekly Column]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한 산업 디지털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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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0-08-06 09:56 조회 373회본문
[Weekly Column]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한 산업 디지털변환
지난 2월말 미국 출장 중에 코로나가 대한민국을 덮쳤고 출장 동행자들은 귀국을 서둘렀다. 이내 전세계는 코로나의 공포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매일 확진자 수와 동선을 확인하며 재택근무, 온라인 회의 및 수업, 사회 거리두기 등의 사회방역과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의 개인 방역으로 우리 일상은 180도 바뀌어 버렸다. 전세계 원유 수요와 전세계 상품 거래량이 2020년 2분기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2%, 18.5% 줄었으며, 그 결과로 세계은행은 지난 6월에 2020년 세계경제 성장률은 –5.2%로 예상된다고 발표하였고, 이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성장률 전망치이다. 각국 정부는 코로나로 인한 민생 경제 침체를 치유하고자 긴급재난 지원을 시행하는 동시에 국가적 방역에 애쓰며 코로나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코로나에 근본적 대책이라기보다는 긴급조치에 불과하다. 현재까지 우리나라의 코로나 대응은 정부 주도하에 선제적 대응을 하며 대체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으며, 그 근간에는 ICT를 기반으로 한 코로나 테스트, 추적, 관리하는 “K-방역” 모델이라는 모범 사례가 있다.
거의 모든 방역 전문가들은 코로나 사태는 장기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한결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금과 같은 경제침체가 장기적으로 지속된다면 어느 기업이나 어느 나라도 살아남기 어렵다. 즉, 코로나는 이 시대의 최대 위기이다! 단, 위기에는 언제나 위험요소와 기회요소가 상존한다. 이 위험요소를 잘 극복하면 반드시 기회가 찾아온다. 지금까지의 대한민국은 그러한 위험요소를 잘 극복하며 살아왔다. 따라서 성공적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위험요소와 기회요소에 대한 분석이 매우 중요하다. 그 중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비대면(언택트)’과 ‘디지털화’이다 우리사회와 산업에 비대면은 커다란 위험요소이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디지털화라는 기회가 존재한다. 여기에 포스트 코로나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에 대한 답이 있다.
우리 경제의 근간은 제조업이다. 코로나로 인한 피해에 우리 제조업도 속수무책이었다. 주문량이 줄고, 수출길이 막히고, 주요부품 조달이 어렵거나 재고가 늘어나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동시에 기업대출 회수로 이어지는 이중고를 겪게 되었다. 이는 실업률 증가로 이어지며 국가 경제를 위협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최근 생활방역으로의 전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 산업의 가동율은 2~30% 정도 줄었으며 비대면 또는 제한적 대면업무(반(半)대면)로 업무적 효율이 낮아지는 고민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디지털화’, 즉 디지털 시대로의 전환이다. 이미 우리는 코로나 사태에 대한 K-방역 모델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K-방역은 방역이라는 기존 의학적 도메인 지식에 ICT라는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디지털 방역’으로 성공적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이렇게 불확실성 높은 코로나 시대에 살아남아 위험을 기회로 전환시키려면 우리 제조 산업의 디지털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코로나 이전에 이미 우리 제조업은 디지털화라는 고민과 도전에 놓여있었다. 디지털화는 제조설비 운영효율을 높이고, 제조품질을 극대화할 수 있으며, 불의의 사고를 줄일 수 있다는 기대를 안고 제안되었다. 하지만 상당한 투자와 경험이 요구되는 디지털화는 코로나 사태 이전에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었다. 물론 단순한 투자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현장에서 잔뼈 굵은 전문가들의 의식전환도 큰 문제였다. 디지털화라는 거대한 변화는 필수불가결한 상황이 아니라면 결국 ‘사람’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사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산업혁명 시대로의 진화과정, 전기자동차 시대로의 전환, 신재생 시대로의 전환 등은 언제나 반대 세력이 있었으나 시간의 문제이지 선택의 문제는 아니었다. 결국 비대면 또는 반대면 업무라는 위기는 산업 디지털화(4차 산업혁명)라는 기회로의 전환이 답인 것이다. 따라서 기존의 낡은 관습적 사고방식을 없애고, 사람이 만들어내는 이유 없는 저항을 거둬내야 산업 디지털화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다. 이것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기회를 만들어가는 방법이다.
그림1.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산업 지향점 -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술
산업군별 디지털화는 획일적일 수 없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산업군은 자동차, 반도체, 석유화학, 발전, 수송, 국방이다. 각 산업군에서의 성공적 디지털화를 위해서는 산업군별 특성을 잘 이해하여야 한다. 각 산업군별 이슈를 정리하자면, 자동차는 모빌리티와 품질, 반도체는 가동율과 품질, 석유화학과 발전은 효율과 산업재해, 수송은 승객안전과 산업재해, 국방은 신기술과 내구성능이다. 이러한 이슈들은 각 산업별 주요 성능지표이며 디지털화를 통해 이 성능지표들을 극대화할 수 있다. 각 성능지표와 관련된 산업 데이터 확보 및 관리체계, 데이터 분석 체계, 성능지표 진단 및 관리 체계 등이 디지털화를 통해 비대면 또는 반대면으로 진행 가능하며, 이것이 미래의 경쟁력이 될 것이다. 또한 산업군별 산업 데이터 확보 및 관리에는 전략적이고 체계적인 측면에서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많은 기업들이 이미 상당히 많은 산업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으나 활용도가 1% 미만이다. 디지털 시대에 산업 데이터는 엄청난 자원이다. 계측되는 산업 데이터의 활용도가 낮다는 이야기는 그만큼 자원의 효용가치가 낮다는 의미이다. 결국 효용가치가 높은 산업 데이터 확보야 말로 디지털 시대의 첫 걸음이며, 이에 전략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모빌리티 시대에 자동차는 수송 도구에 불과하다. 모빌리티 시대에는 공유차와 자율주행차가 주를 이룰 것이고, 이를 위해서 통합차량 건전성관리(Integrated Vehicle Health Management, IVHM)는 매우 중요한 디지털 기술이다. 공유차량 운전자들은 차량 소유주가 아니기 때문에 차량상태에 이상이 발생하는 것에 관심이 없거나 적다. 이는 관리적인 측면에서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공유자전거 ‘따릉이’에서 유사한 사례가 관찰되었다. 서울시 주승우 시의원에 따르면, 따릉이의 32%가 단말기나 기계적 고장으로 운영이 안된다고 보고되었다. 이것이 공유경제의 허점이다. 즉, 소유경제가 공유경제로 바뀌면서 자율적 관리가 어렵다는 점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디지털 기술의 접목이 매우 시급히 필요하다. 데이터 계측 포인트를 체계적으로 정의하고, 데이터 계측을 통해 공유차량 관리를 최적화할 수 있는 IVHM기술 개발이 절실히 필요한 것이다. 한편, 발전과 석유화학 산업에서도 디지털화가 꿈틀거리고 있다. 지금까지 많은 산업 데이터는 지엽적이거나 단편적으로 취득되고 관리되어 왔다. 그리하여 최근에는 통합적이고 연속적인 산업 데이터 취득과 관리가 시도되고 있으며, 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기술이 디지털 트윈(그림1)이다. 디지털 트윈은 산업 설비에 직접 가지 않더라도 (어디서나, Anywhere) 산업설비에서 얻어지는 (어느 산업설비나, Anything) 산업데이터를 누구나(Anyone) 체계적 계측, 학습, 진단, 예측, 관리를 가능하게 하며, 이를 통해 언제든 (Anytime) 산업설비의 운전 및 건전성 상태를 한눈에 확인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원격 조치도 가능하다. 발전과 석유화학 산업에서의 디지털 트윈은 노후설비의 관리를 최적화하여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비대면/반대면 업무로도 산업설비들의 최적 관리가 가능하며 동시에 산업재해를 줄이고, 현장 전문가들의 암묵적 지식을 형식화시킬 수 있다. 다시 말해, 기존 설비 운전 및 관리 전문가의 도움 없이도 디지털 트윈 기술은 설비 운전 및 관리를 사이버 환경에서 쉽게 이해하고 분석하고 관리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듯 지하자원이 부족한 대한민국에 산업 데이터는 디지털 시대에 무한한 신자원이며 일류국가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요인이다. 그리고 이것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우리 산업의 미래 모습 이어야 한다.
디지털 트윈 산업은 연평균 성장율(CAGR)이 32%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디지털 트윈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세계 최고의 ICT기술을 보유한 제조산업의 메카이며 신기술 접목에 매우 뛰어난 인적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앞으로 코로나 시대는 새로운 산업 트렌드인 디지털 트윈 시대를 열 것이다. 이에 대응하여 우리는 코로나 방역에 K-방역 모델을 제시하였듯이, 산업군별로 디지털 트윈 표준모델을 선도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다양한 산업에서 디지털 트윈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기위해서는 사물인터넷, 산업인공지능, 건전성 예측 및 관리, 증강현실, 통합자산관리 등 다양한 형태로의 기술적, 사업적 시도가 필요하다. 디지털 트윈은 산업 데이터 기반의 4차 산업혁명 외에도 다양한 디지털 사업모델로의 진화가 가능하다. 아울러 산업적 완결성을 위해서는 관련 산업 생태계구성이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내용은 최근 정부에서 발표한 디지털 뉴딜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산업데이터 취득체계 구축을 위해서는 산업데이터 계측기 업체, 통신 업체, 클라우드 업체, 산업 빅데이터 관리 업체 등의 산업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 이것이 산업 데이터 댐 구축이다. 또다른 디지털 뉴딜정책인 디지털 트윈을 위해서는 산업인공지능(AI) 업체, 산업 도메인(설계, 제조, 운영, 유지정비) 기술 업체, 건전성 예측 및 관리 업체 등의 생태계구축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민간 차원에서의 노력 외에도 관련 기술의 고급인력양성, 법제화 지원에 필요한 정부차원의 제도적, 재원적 지원이 필요하다. 따라서 현재 우리가 당면한 언택트 시대에 ‘디지털 대한민국’으로의 전환은 우리의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며, 이제 우리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나야 한다.